황제의 치즈, 까망베르(Camembert)

  까망베르 치즈는 기후가 온화하지만 비가 많이 오는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 지방이 원산지입니다. 까망베르 치즈는 부드럽고 납작한 원형의 치즈인데, 치즈 표면에 흰 곰팡이가 자라면서 숙성된 치즈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황제의 치즈

  까망베르 치즈가 '황제의 치즈'라는 별칭을 가지게 된 유래는 다음과 같습니다. 1978년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자 로마 교회의 성직자들은 공화당에 의해 강제적으로 충성을 강요받았습니다. 이때 이러한 강요에 반대하고 도피 중이던 아베 고베르(Abbe Gobert) 신부가 까망베르 지역에 숨어들었고, 자신을 숨겨준 집주인 마리하렐(Marie Harel)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치즈 제조기술을 전수하게 됩니다. 마리 하렐의 손녀가 그 제조기술을 가업으로 전수받아 까망베르 치즈를 제조하였고, 이를 1885년 파리 만국박람회에 출품했는데 박람회 주최국 원수였던 나폴레옹 황제(3세)가 그 맛을 칭찬하며 손에 키스를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한편 나폴레옹 황제는 즉위식 때 마리 하렐의 손녀로부터 처음 '까망베르'라는 치즈 이름을 알게 되었고 이때 기자들이 까망베르 치즈를 '황제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소개하였습니다. 레스토랑에서도 '황제의 치즈'라는 이름으로 메뉴에 등장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까망베르 치즈의 특징

  18세기 말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한 흰 곰팡이 치즈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프랑스 치즈 중의 하나입니다. 까망베르 치즈의 표면의 엷은 표피에는 얇은 흰색 곰팡이 페니실륨 까망베르티(Penicillium camemberti)가 자랍니다. 이 흰색 곰팡이는 페니실리움 칸디둠 곰팡이를 커드에 직접 분사시켜 형성된 것입니다. 숙성하면서 흰 곰팡이 층에 빨간색이나 갈색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치즈 내부의 색상은 백색에서 연노랑에 가까운 색을 띱니다. 더 숙성되면 중앙 부위는 백색으로 남아있지만 단백질이 반투명한 상태가 됩니다. 백색에서 연노랑색인 내부는 크림 형태의 매우 부드러운 질감을 가지고 있어서 온도가 상승하게 되면 부드러워지면서 흘러내립니다. 조직은 부드럽고 탄력성이 있습니다. 숙성이 덜 된 치즈는 약간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지만 잘 숙성된 치즈는 탄력성이 있고 지방질의 조직을 갖습니다. 치즈의 중심 부분이 크림으로 변하지 않고 하얗고 조금 딱딱한 상태인, 짧게 숙성시킨 이 부분을 '치즈의 심장'이라고 말합니다. 풍미는 달콤한 버섯 냄새가 나고 약간의 알코올 향도 느껴집니다. 숙성된 까망베르 치즈에서는 암모니아 냄새가 나기도 하며 표면은 짠맛을 지닌 연한 버섯 맛을 지닙니다. 숙성이 진행될수록 암모니아 냄새가 더욱 강해지고 과숙성이 되면 비누향이 나기도 합니다. 보통 까망베르 치즈는 1~2개월 정도의 숙성기간을 가집니다. 

 

농가형(fermier) 까망베르 치즈

  1981년 프랑소와 뒤랑(Francois Durand)이라는 스무 살의 청년이 까망베르 지역을 약간 벗어난 지역에서 45두의 젖소로부터 일주일에 650개의 까망베르 치즈를 생산했으나 뛰어난 품질에도 불구하고 AOC(프랑스 농산품과 식료품 분야에서 법규로 통제하는 원산지 명칭) 등급을 부여받지 못했습니다. 그 뒤 1983년 까망베르 드 노르망디(Camembert de Normandie) 치즈가 처음 AOC 등급을 부여받았습니다. 

  그런데 현대에 들어서는 훌륭한 까망베르 치즈를 찾아보기가 꽤 어렵다고 합니다. 2009년 임실고등학교에서 치즈 제조 시연 특강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프랑스 치즈 마스터에 따르면 농가형 치즈에서는 일련의 표면 미생물이 계속적으로 출현해 하얀 곰팡이 밑에 주황색의 코리네박테리아(corynebacteria)가 자란다고 하면서 완벽한 풍미를 가진 훌륭한 치즈를 만드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다시 알게 해 주었습니다. 

  목장형 까망베르 치즈는 보통 지름이 11.5cm이고 두께는 3cm입니다. 보통 100L의 우유에서 48개 정도의 까망베르 치즈가 생산됩니다. 조합 및 산업적으로 생산되는 까망베르 치즈는 AOC지역 내에서 제조된 것을 21일간 숙성시킨 뒤 판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