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의 명칭 유래

  치즈가 1,700여 종류가 된다고 합니다. 이 1,700여 종류의 치즈는 모두 제 각각 이름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이름들이 주어지기까지에는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나름의 질서와 갈래가 있는 명칭 부여

  유명한 치즈의 이름은 대게 그 치즈를 제조한 지방이나 주로 생산하고 있는 지방의 이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국의 체이셔, 랭카셔, 프랑스의 깡탈, 스위스의 에멘탈, 이탈리아의 로마노는 제조한 지방의 지명에서 유래가 되었습니다. 제조한 지방보다 더 작은 단위로 들어가서 생산지의 마을 이름에서 유래한 것도 있습니다. 이렇게 생산지의 마을 이름에서 유래한 치즈들이 많은 편입니다. 영국의 체다, 프랑스의 뉘샤텔, 까망베르, 쿨로미에, 로크포르와 같은 치즈들이 해당합니다. 반대로 특이하게도 생산지 이외의 마을 이름에서 유래한 것들도 있습니다. 가령 예를 들어 영국에서 유명한 치즈 중의 하나인 스틸튼 치즈는 스틸튼 마을 이름을 땄지만, 그곳에서 만들어진 적이 없고 오히려 그 부근의 다른 마을에서 생산되었습니다. 왜 뜬금없이 만들어진 적도 없는 마을의 이름을 땄을까 싶지만, 그 마을에서 판매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스틸튼 마을의 여관주인이 여행자들에게 이 치즈를 팔기 시작하면서 스틸튼 치즈라고 불렸는데, 1730년경부터 인기가 많아지면서 이 이름으로 정착된 것입니다. 마을이 아닌 교회나 수도원의 이름에서 유래한 치즈들도 있습니다. 특히 수도원의 이름에서 유래한 치즈 이름이 정말 많습니다. 포르 살류, 쌩 폴랭, 뻬르 조세프 같은 치즈들이 수도원과 연관된 치즈들로 유명합니다.

  서양에서는 우유 외에 산양유, 면양 젖이 치즈 제조에 많이 사용됩니다. 이렇게 사용하는 원료유에 따라서 치즈 이름을 짓기도 했습니다. 이태리어 지역 사람들은 페꼬리노 라는 말을 붙여서 산양유나 양젖을 사용한 치즈의 이름을 만들었습니다. 페꼬리노 토스카노, 페꼬리노 로마노, 페꼬리노 샤르도, 페꼬리노 세네제, 페꼬리노 시칠리아노라는 치즈들은 모두 산양유나 면양 젖을 원료유로 제조한 것이 됩니다. 탈지유를 써서 만든 치즈도 많이 있습니다. 보통 이런 치즈들은 그 이름 앞에 탈지유를 의미하는 말을 붙입니다. 스위스의 마게레 쉬바이쩌캐제라는 치즈는 탈지 한 스위스 치즈라는 뜻입니다. 영국의 싱글 크림치즈, 더블 크림치즈는 치즈 원유의 지방률을 나타낸 것이었는데 그것이 이름으로 정착되었습니다. 싱글은 지방률 25.0% 더블은 50% 크림 함유 원료로 치즈를 만들었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맥심이라고 하면 제일 먼저 노란색 믹스커피를 떠올립니다. 이는 상표명이 마치 그 사물의 이름처럼 사용되는 경우입니다. 유명한 치즈들 중에서도 그것을 개발한 회사의 상표명이 치즈의 이름으로 된 것이 많이 있습니다. 예를들어, 에디기오 갈바니는 이탈리아 치즈회사 갈바니 그룹이 만든 상표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곰팡이로 숙성한 치즈가 정말 많습니다. 그 중 푸른곰팡이로 숙성시킨 치즈에는 일반적으로 "블루"라는 말이 붙습니다. 이 '블루'라는 말이 붙으면 치즈 내부에 푸른곰팡이가 자라면서 숙성된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프랑스의 블뢰 도 베르뉴, 블뢰 드 브레스, 블뢰 드 젝스, 블뢰 드 셉모앙셀같은 치즈들이 블루치즈입니다. 치즈의 모양에 따라서 이름이 붙은 경우도 있습니다. 미국의 브릭 치즈는 그 모양이 벽돌과 비슷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실제로 치즈를 만들 때 유청을 빼는 가압과정에서 벽돌을 치즈 위에 올려놓기도 합니다. 이탈리아의 카시오카발로는 표주박 모양을 갖습니다. 이는 말의 신체 부위와 관련 있는 모양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치즈를 만들 때는 여러가지 첨가물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향료, 허브, 과육이나 채소를 넣어서 치즈를 만들기도 하는데, 이 첨가물의 이름을 따라서 치즈의 이름을 지은 경우도 있습니다.  영국의 세이지 더비치즈가 해당합니다. 더비 치즈는 그 지역에서 생산된 허브를 첨가해서 만든 치즈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건강에 세이지가 좋다고 생각하면서 더비 치즈에 세이지를 넣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세이지 더비치즈가 된 것입니다.